RHTL본부 상무보 오창윤 02-316-6632
■ Prologue
고객사의 새로운 부동산 개발 및 운영에 대한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RHTL에서는 2013년 여름 시즌을 맞아 많은 분들이 문의해주신 '앞으로의 부동산 개발과 운영은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질문중 부동산 상품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 제3의 공간
플로리다 주립대학 명예교수인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e)는 집도 아니고, 회사도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가는 공간, 혼자 가든, 몇몇 사람이 어울려 함께 가든, 그곳에 가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뭔가 충전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공간을 '제3의 공간'이라고 그의 저서 <The Great Good Place>에서 소개했다. 또한 크리스티안 미쿤다(Christian Mikunda)의 저서인 <Brand Lands, Hot Spots & Cool Spaces>에서 '제 3의 공간'이란 사람들에게 삶의 균형을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으로 설명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여러 매체와 저서에 인용된 '제 3의 공간'은 장소 자체에 마케팅적 요소가 가미되어 이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체험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상업적 공간으로 지칭되었다.
■ 부동산의 변화: '경계를 허물다'
기존의 개념이 상업적, 특히 리테일, 문화시설에 집중 되어진 반면, 우리의 부동산 시장은 복합개발(MXD, Mixed Use Development)이 등장하면서 업무, 상업, 문화, 숙박 등 다양한 용도가 한 단지 내에 섞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도심형 엔터테인먼트 센터(UEC),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센터(ULC)의 컨셉이 개념적으로 도입되었고, 이를 개발하면서 국내 부동산에도 많은 새로운 테넌트(임차인, leaseholder)와 상업환경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형 복합개발 사업이 부동산 개발의 미래이자 대안인가? 주거공간(제1공간), 사무공간(제2공간), 상업/체험공간(제3공간) 모두 변화하고 진화해왔으며, 그 본질은 '경계의 소멸'이다.
(1) 제1공간의 변화: '주거+여가+커뮤니티'
이미 2000년대 초반 브랜드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이 때부터 제1공간인 주거시설의 변화가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래미안, 자이, e편한세상 등의 광고를 되뇌어보면 초창기 아파트(주거)에 대한 연구 자체를 모티브로 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을 제외하고 대부분 커뮤니티센터를 통한 입주민의 취미생활 지원, 특성화된 조경과 산책로, 어린이 놀이터 등 기존에 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 단순한 '집'의 기능을 넘어서 '주거 생활'의 가치를 물리적으로 구현하였다.
이에 따라 입지 여건 이외에도 대단위 단지의 편의성과 생활지원 기능이 분양마케팅의 포인트가 되어 어필 되었으며, 대중매체를 통한 브랜드 광고를 통해 저마다 차별화된 자사 아파트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또한 단독주거 역시 보안, 전원생활, 조망 등 특정한 욕구를 갖고 있는 소비자를 수용하고자 선택된 소수를 위한 주거를 지향하는 'Gated Community', 도심 인근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Town or Hill House', 조망과 쾌적성을 확보한 'Terrace House'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였고, 내부 평면 역시 '방-거실-부엌-발코니-화장실'의 5대 구성이 더욱 세분화 되어, 가족실, 게스트 룸, 다이닝 룸, 실내 가든 등 다양한 내부 시설이 적용되었다.
주거의 확장적 개념인 숙박시설 역시 임대형 주거시설과 경계가 허물어져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개념이 확대되었고, 부대시설이 고급화, 다양화 되며 호텔인지 상업시설과 호텔시설의 복합단지인지 구분 하기 어려운 럭셔리 복합 프로퍼티도 등장하였다.
(2) 제2공간의 변화: '사무+여가+고객+마케팅'
주거가 변화하는 사이 제2의 공간인 업무공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서울 CBD의 대부분이 사옥형 오피스였던 시기를 넘어 본격적인 임대형 오피스의 공급이 200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고 있으며, 테넌트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임대형 오피스의 특성으로 인해 비사무공간인 지원시설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이로 인해 도심의 프라임급 오피스의 지하에는 외국과 국내 각 지역에서 유치한 유명 레스토랑이 몰을 구성하고 있고, 입주 기업의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한 공용 라운지, 카페 등이 등장했고, 로비의 피아노 연주, 고급 가구 배치, 자체 갤러리 확보 등 문화적 요소가 더 해졌다.
2010년에는 최초로 특급 호텔이 직접 서비스 패키지를 구성하고 오피스를 운영하는 사례도 등장하였으며, 삼성서초사옥이나 스테이트타워 남산과 같이 고급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프라이빗 클럽을 빌딩 내에 소유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또한 사옥 이던 임대형 오피스이던 간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제품을 전시하고, 고객이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들이 도입되었고, 비즈니스와 산업의 지식이 교류될 수 있는 컨벤션 기능 역시 도입되었다.
(3) 제3공간의 변화: '소비+체험+여가+마케팅+광고'
사실 제3 공간의 변화는 단순히 '부동산'으로 부터 시작되었다기 보다는 '테넌트(또는 유통매장, 소비 산업) 자체의 변화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정하다. 비록 이전에도 다양한 테넌트를 모으고,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상환경)을 조성하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집객력을 확보하는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복합 몰(Mall)이 시작되었지만, 이 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계층화, 특성화가 반영되어 상품의 종류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잉여의 시대에 자사의 상품이 고객에게 선택 받는 창구로서의 개별 스토어가 변화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러한 개별 스토어들을 단순히 모으는 데 부동산 개발과 운영 역량이 집중되었다면, 2000년대 후반부터는 테넌트가 '입점하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들어 임대수익을 극대화 하면서도, 방문객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과제를 해결하는데 그 역량이 집중되었다.
■ To-be:융합을 넘어, '창조'
그간 부동산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융합하면서 발전한 것은 당연히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역사에서 상품의 잉여가 '마케팅'을 발전시키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략'을 발전시켰듯이, 부동산 역시 짓고 나면 팔리거나 임대가 되는 시대가 지났기에 상품의 차별화가 필요했다. 어디에도 경계는 없다.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동산의 '상품'자체가 아직 다양하지 못하기에 부동산 상품은 더욱 경계를 허물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융합을 넘어선 부동산의 미래는 무엇인가? 왜 우리는 '창조'를 지향할 수 밖에 없는가?<2부에 계속>